텍스톨지 1.8: 치약 외
매일의 생활을 지배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물건일 수도 있고, 습관일 수도 있고,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매일 하는 것들을 까다롭게 고르며 남들과 달라지려고 하거나, 최소한 그것들에 의미를 부여하며 만족합니다. 몇 십년 동안 매일 치약을 묻혀 양치질을 하며 거품을 물고 입안을 헹구어 내는 행위는 사람을 어떻게 바꾸어 놓을까요?
제게 양치질하면 떠오르는 건 양가위 감독의 <중경삼림>에서 금성무가 음식을 엄청나게 모두 먹어대고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양치질 하는 장면입니다. 칫솔로 입주위에 묻은 거품까지 깔끔히 닦아내면서요.(난 그때까지만해도 다들 손으로 입주위의 거품을 닦는줄 알았는데!) 그 장면이 없었다면 금성무의 이미지는 영화 내내 게걸스럽고 지저분한 것으로 남았겠지만, 양치질 장면이 그걸 막아줬죠.
엠티 같은 단체 여행을 가서 각자가 경쟁하듯 양치질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저렇게 양치질 하는 방법도 있구나하며 태연하게 놀라곤 했습니다. 그 사람의 양치질은 아기 때부터 부모가 무던히도 습관을 들여줄려고 노력했던 양치질일 수도 있고, 주위 사람들에게 난 깨끗하다고 과시하는 양치질일 수도 있고, 하루를 마감하는 의식같은 양치질일 수도 있는 것이겠죠. 현재 전세계를 통틀어 가장 신비로운(신기한?) 배우인 오다기리 죠가 영화 <텐텐>에서 치약에 대해 한 말씀 했나 봅니다. 그리고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메시지가 되었습니다.
어제 소개했던 mutual님의 개념 시리즈 중 15.소멸에 연결된 글입니다. 이렇게 실제 일화를 듣고 가슴이 묵직해질 때가 많습니다. 그 삶의 무게감을 느끼면 쉽게 내 마음 속의 잣대를 들이댈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언론과 지식인의 야합을 통해 혹세무민하는 자들의 삶은 습자지처럼 팔랑거리고 훤히 들여다 보입니다. 도.대.체.
골룸님이 올가을 한강시민공원을 달릴 자전거가 삼천리가 아닌 'SCR'로 올까봐 여럿이 마음 졸였는데, 별탈없이 삼천리가 도착했다는 반가운 소식입니다.(한 번 태워줘요.)
주말 잘들 보내시구요.
